덴마크의 베스트셀러 "Pseudoarbejde"의 발췌문을 분석하여 현대 사회에 만연한 '가짜 노동'의 개념, 원인, 결과, 그리고 해결책 모색에 대한 이야기 합니다. 광범위한 사례와 이론적 논의를 통해 겉으로는 바쁘게 보이지만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노동의 실태를 고발하고, 개인과 조직, 사회 전체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합니다.
가짜 노동의 개념 정의 및 사회적 인식:
저자들은 기존에 막연하게 느껴지던 무의미한 노동에 대해 "가짜 노동"이라는 명확한 용어를 제시하며, 이는 사회 전체의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 낭비이자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파국적이고 존재론적인 낭비임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덴마크에서 기록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pseudoarbejde"라는 해시태그는 무의미한 노동에 대한 저항의 흐름을 일으키며 사회적 공감을 얻었습니다. 저자들은 코로나19 위기가 '정상'이라 여겨온 노동의 의미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러한 반성이 일시적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주기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반성이 없는 삶은 맹목적이고 미련하다. 일터에서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뿐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삶을 허비하는 것이다." (09쪽)
과거 미래 예측의 실패와 노동시간 단축의 좌절:
20세기 초, 케인즈, 러셀, 라이트 등 많은 지식인들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미래에는 노동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여가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케인즈는 2030년까지 주 15시간 노동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100년 내로 경제적 문제는 해결될 수 있거나 적어도 해결 방법이 보이게 될 것" (32쪽) 버트런드 러셀은 1932년에 하루 4시간 노동을 제안했지만, '노예 상태의 법칙'과 노동을 숭배하는 개신교적 윤리, 그리고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 등으로 인해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4시간만 일하게 되면,뭘 해야 힐찌 알 수 없어질 것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35쪽) 그러나 실제로는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 단축은 미미했으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합니다. "계산기가 암산을 대체하고,컴퓨터와 인터넷이 문서 보관과 전달의 수고를 대신하고, 다른 수많은 기술이 절차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인력의 필요를 감축시킨 데 비하면 말이다." (51쪽)
혁신과 노동의 역설:
저자들은 현대 사회가 과거에 비해 연구 개발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의 속도는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1930년대에 비해 연구에 약 20배 더 투자하지만 오히려 예전보다 새로운 발명이 줄어들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62쪽) 이는 우리가 혁신을 이루는 대신 과도한 노동에 매몰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스마트폰, 페니실린 등의 발명에 대한 대가가 노동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합니다.
텅 비어가는 노동의 현실과 '허튼 직업'의 등장:
사무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퇴근하거나, 실질적인 업무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례들을 소개하며 현대 노동의 공허함을 드러냅니다. 핀란드 헬싱키 세무서 직원의 사망 후 이틀 만에 발견된 사건, 중국에 업무를 외주하고 유튜브를 보던 IT 회사 직원, 14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은퇴 시 고백한 독일 엔지니어 등의 사례를 제시합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허튼 직업(bullshit jobs)' 개념을 소개하며, 사회적으로 불필요하거나 무의미한 일자리의 증가가 현대 직장 생활의 근본적인 문제임을 지적합니다. "실질적 내용과 의미가 결여된 일들을 묘사하며 '허튼 직업 bullshitjObs’이라는 용어를 고안해내 국제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85쪽)
스웨덴 사회학자 롤란드 파울센의 연구를 인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출퇴근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적게 일해도 회사가 잘 굴러가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는 또한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 금기시되는 분위기를 지적하며, 이러한 상황이 개인의 스트레스와 가면 증후군을 유발한다고 경고합니다. "만일 직원들이 속임수를 쓰는데도 회사가 잘되고 즉각 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는 현재 상황에 대해 더 존재론적 인 질문,즉 이렇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게 좋은 일인가 하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80쪽)
가짜 노동의 네 가지 유형:
저자들은 텅 빈 노동을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설명합니다. (89쪽)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노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다양한 행태들을 포괄합니다.
무대 앞 노동과 무대 뒤 노동:
노동을 직접적인 가치 생산 활동인 '무대 앞 노동'(예: 버스 운전, 의료, 요리)과 이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무대 뒤 노동'(예: 컨설턴트, IT 전문가, 관리자)으로 구분합니다. 20세기 산업화 이후 무대 뒤 노동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었지만, 그 가치를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끝없이 늘어나는 속성을 지닌다고 지적합니다. "20세기의 단계적 산업화는 무대 뒤 노동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시켰다." (99쪽)
합리성과 이성의 괴리, 그리고 관료주의의 폐해:
시스템 내에서 성공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으로 여겨지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거나 비이성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넓게 보든 좁게 보든, 시스템 내에서 성공하는 것이 합리적인 일이다. 합리성은 성공으로 가는 최고의 기회를 누가• 가•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규칙이다." (102쪽) 끊임없이 비대해지는 관료 조직과 임시 프로젝트 중심의 업무 방식이 가짜 노동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합니다.
가짜 노동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일이 가짜 노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업무가 불필요한 서류 작업, 의미 없는 회의, 보여주기식 활동 등으로 채워져 있다고 토로합니다.
파킨슨의 법칙과 노동시간 팽창:
"일은 그것의 완수에 허용된 시간을 채우도록 늘어난다"는 파킨슨의 법칙을 소개하며, 업무량 증가 없이도 관료 조직과 관리직이 계속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일은 그것의 완수에 허용된 시간을 채우도록 늘어난다.” (126쪽) 경기 불황 시 생산 인력 감축에도 불구하고 관리직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게 줄어들고, 남은 인력들은 새로운 가짜 업무를 만들어내며 시간을 보낸다고 지적합니다.
바쁘다는 인식과 실제 업무량의 괴리:
조너선 거셔니의 연구를 인용하여, 자유 시간을 특권으로 여기던 시대가 끝나고 일을 통해 특권을 얻는 시대로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실제보다 더 바쁘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분석합니다. "우리가 바쁘다고 피력하는 경향이 1960년대 이후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이것이 역설적인 이유는, 1장에서 보았듯 후기 산업시대 이래로 오늘날까지 업무량은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149쪽) 바쁘다는 인식이 가짜 노동을 정당화하는 합리화 중 하나로 작용하며, 미래에 더 많은 자유 시간이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현재의 과도한 노동을 묵인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해결책이 불러온 문제점과 관료주의적 '해결책'의 역효과:
IT 시스템 도입, 성과 지표(KPI) 설정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해결책'들이 오히려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증가시키고 본질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역효과를 낳는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덴마크 병원의 새로운 IT 시스템 도입 실패 사례, 교사들의 과도한 점검표 작성 등이 예시로 등장합니다. 덴마크 재정기획부 선임 사무관들의 고백을 통해, 공공 부문 관리 개선을 위한 '해결책'들이 오히려 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었음을 인정합니다. "우리를 용서해요.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몰랐어요" (167쪽)
일을 해킹하고 규정을 우회하는 창의적인 방법:
비합리적인 규정과 시스템을 우회하여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말 안 듣는 직원이 성과를 낸다'는 주장을 지지합니다. 쓸모없는 회의 시간을 활용하거나, 엑셀, 앱 등을 이용하여 비효율적인 IT 시스템을 우회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모방 심리와 유행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
대규모 조직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특정 관념이나 유행을 서로 '감염'시키고 모방하는 행태가 가짜 노동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성공한 기업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사례, 정치적 결정에 따른 비효율적인 규정 도입 등이 예시로 제시됩니다. "조직들이 특정 관념들을서로 '감염’시키고 업계 유행이 아무 이유 없이 한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번지는 상황을 연구했다." (200쪽)
불필요하고 잦은 회의의 문제점:
회의가 조직 내 만성 질병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많은 회의가 아무런 안건 없이 시간 낭비로 끝나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회의를 옹호하는 책들의 잘못된 가정과, 회의가 일부 직장인들에게 여가 시간의 대체재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노동시간에 대한 낡은 관념 탈피와 새로운 보상 체계 모색:
노동시간과 생산성의 비례 관계에 대한 믿음은 산업 시대의 유물이며,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노르딕의 사례를 소개하며, 근무시간 단축, 자율적인 업무 방식, 결과 중심의 평가 등 새로운 노동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근무시간을 줄이면 일은 결국 제한된 시간으로 할당될 것이다." (257쪽) 노동의 가치는 투입된 시간이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며, 시간만큼 임금을 받는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근무시간 내 지루함의 고통과 수치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임금을 받는 상황은 '세계 최고의 일'이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 고통과 수치심을 유발하며, 이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분위기 때문에 더욱 심화된다고 지적합니다. 데이비드 벌처버의 "산송장: 의욕 끄고, 영혼 빼고 - 사무실 인생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인용하여, 무의미한 노동 환경에서 낭비되는 인생과 재능의 심각성을 고발합니다.
변화를 위한 전략:
개인 차원에서는 휴가 시 자동 응답 설정 후 메일 삭제, 신뢰 구축, 시간으로 노동을 계량하지 않기, 자기 개발, 불필요한 지시에 거부 의사 밝히기 등을 제시합니다. 관리직 차원에서는 역할과 권위 수용, 직접적인 결정, 명확한 기대치 설정 및 결과 기반 평가, 불필요한 회의 축소 등을 강조합니다.사회 전체 차원에서는 가짜 노동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 시스템 개혁, 보편적 기본 소득 도입 등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가짜 노동의 진짜 해악과 불안 관리 전략으로서의 노동:
가짜 노동은 개인의 재능을 묻어버리고 존재론적인 불안을 야기하며, 진정한 자아 실현을 방해한다고 경고합니다. 할 일 없음의 공포를 막기 위해 더욱 많은 비본질적인 일을 하면서 문제가 심화되며, 노동이 세계와의 상호작용이 아닌 불안 관리 전략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마지막으로.
"Pseudoarbejde" 발췌문은 현대 사회의 노동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 즉 '가짜 노동'의 만연함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과거의 예측 실패를 되짚어보고,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무의미한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허튼 직업'의 증가, 관료주의적 시스템의 비효율성, 모방 심리와 유행 추종, 불필요한 회의 등 다양한 요인들이 가짜 노동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에 저자들은 개인, 조직, 사회 전체 차원에서 가짜 노동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노동시간에 대한 낡은 관념을 버리고 결과 중심의 평가, 신뢰 기반의 자율적인 업무 환경 구축, 그리고 사회 안전망 강화 등 다각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노동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가치 있는 활동에 집중할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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